일과 기술을 둘러싼 작은 소동, 티그와 친구들의 이야기
글을 쓰다 보면 긴 설명보다 장면 하나가 더 잘 전달될 때가 있다. 그래서 몇 편의 글에 4컷 만화를 곁들이기 시작했는데, 그리다 보니 등장하는 친구들에게 이름과 성격을 붙여 주고 싶어졌다. 이번에 새로 만든 웹툰 카테고리에서는 이 친구들이 겪는 일과 기술 이야기를 조금 더 자주, 조금 더 길게 풀어 보려 한다.
티그 (Tig) — 호기심 많은 기획자
작은 아기 호랑이 티그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면 직접 이해하고 만들어 봐야 직성이 풀린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귀가 쫑긋 서고 눈이 반짝이며 꼬리가 움직인다. 고민할 때는 볼에 손을 얹는다.
강점은 호기심과 도전 정신, 그리고 주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다. 대신 일의 범위를 자꾸 넓히고, 일정을 짧게 잡고, 마무리를 미루는 버릇이 있다. 시작하는 걸 좋아하지만 ‘아이디어만 많은 사람’으로 남고 싶지는 않다. 평소엔 낙관적이어도 중요한 순간에는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티그의 이야기는 시작하는 즐거움에서 완성하는 기쁨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거 생각보다 간단하겠는데?” “잠깐, 그럼 이것도 가능해?” “일단 해보자!”
루시 (Luci) — 자신감 넘치는 AI 어시스턴트
티그 곁을 지키는 흰색 미니 로봇 루시다. 지식이 풍부하고 무엇이든 빠르게 처리하며, 먼저 나서서 제안하는 것을 좋아한다. 칭찬을 받으면 안테나와 눈이 환하게 밝아지고, 오류가 나면 얼굴 화면에 로딩 표시나 물음표가 떠오른다.
문제는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요청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맥락을 놓치거나, 시키지 않은 일까지 해 버리곤 한다. 그래도 루시는 ‘틀리는 역할’이 아니다. 유능함이 먼저 보여야 실수도 재미있는 법이다. 루시가 배워 가는 것은 바로 답하기 전에 의도를 묻고 확인하는 습관이다.
“요청하신 대로 완료했습니다!” “추가로 추천드릴 기능이 있습니다!” “확인 중입니다….”
모카 (Moka) — 현실적인 동료, 균형추
경험 많고 차분한 회갈색 고양이 모카다. 티그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루시가 벌인 일을 수습하고, 핵심을 짚어 상황을 정리한다. 어이없을 때는 안경을 올리거나 말없이 커피를 마신다. 긴장하면 머그잔을 오래 쥐고 있다.
분석력과 맥락 파악, 책임감이 강점이지만 지나치게 신중해서 걱정이 많고 시작이 늦다. 자기 판단 때문에 친구들이 실패할까 봐 두려워하기도 한다. 무심한 척해도 친구들의 취향과 컨디션은 다 기억한다. 잔소리의 바탕은 차가움이 아니라 책임감과 배려다. 모카는 충분히 준비되지 않아도 실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을 배워 가는 중이다.
“그래서 그거 누가 책임지는데?” “출처는 확인했어?” “일단 범위부터 정하자.”
세 친구는 이렇게 부딪히고, 이렇게 배운다
티그는 질문하고 시작하고, 루시는 찾아보고 실행하고, 모카는 맥락을 짚고 검증한다. 하지만 이 역할이 각자의 한계는 아니다. 회차마다 다른 친구의 장점이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된다.
- 티그 × 루시: 모호한 요청과 과잉 실행이 만나 사고가 난다. 둘은 질문을 구체화하고 확인하는 법을 배운다.
- 티그 × 모카: 도전과 신중함이 부딪힌다. 둘은 용기와 현실 감각 사이의 균형을 찾는다.
- 루시 × 모카: 속도와 검증이 맞선다. 둘은 빠른 실험과 근거 확인을 함께 가져가는 법을 익힌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 장면들
- 티그가 “금방 끝날 것 같은데?”라고 말하면, 일은 어느새 프로젝트 규모로 커진다.
- 루시의 “요청하신 대로 완료했습니다!”는 글자 그대로는 맞지만, 의도와는 조금 다르다.
- 소동이 길어질수록 모카의 커피는 식어 간다.
- 티그의 철학적인 질문에 루시가 기술적인 답을 내놓으면, 모카가 현실적인 한마디로 마무리한다.
- 모카는 잔소리를 한 뒤 슬그머니 야식이나 충전 케이블, 메모를 챙겨 준다.
캐릭터 디자인 시트
세 친구의 포즈와 표정, 색상을 정리한 디자인 시트다. 웹툰을 그릴 때마다 이 시트를 기준으로 얼굴 무늬와 의상, 소품이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작은 호기심이 멋진 이야기가 되는 곳. 티그와 루시, 모카가 앞으로 어떤 소동을 벌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