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10월까지, 열일곱 번의 화실 수업에 걸쳐 구스타프 클림트의 〈꽃의 정원〉을 캔버스에 옮기고 있다.
처음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건 2022년 2월이었다. 친구를 따라 별생각 없이 참여했던 원데이 클래스가 시작이었다. 그렇게 1년 남짓 그림을 배우다가 한동안 붓을 놓았고, 올해 5월 다시 화실을 찾았다.
그림을 좋아했냐고 묻는다면, 글쎄.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렵다. 그저 가끔 미술관을 찾아 그림 앞에 서서 감탄하던 것이 전부였으니까. 어릴 때부터 나는 예술적 재능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노래도 잘하지 못하고, 춤에도 영 소질이 없는 몸치에 박치다. 손재주도 변변치 않아 요리나 바느질처럼 일상에서 필요한 솜씨마저 신통치 않다.
그런 내가 예술적 재능을 단 하나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글쓰기, 노래, 춤. 여러 가지를 떠올려 보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향하는 곳은 늘 그림이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놓고,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무언가에 온전히 집중하는 일. 그렇게 조금씩 그림을 완성해 가는 시간이 오래전부터 멋지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언젠가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 일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햇살이 잘 드는 조용한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며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런 풍경을 가끔 상상하곤 한다.
그런 막연한 상상을 하던 내가 지금은 한 장의 캔버스 앞에서 네 달째 씨름하고 있다.
따라 그리고 있는 그림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꽃의 정원〉이다.
날짜별 기록
수업이 끝날 때마다 찍어 둔 사진을 날짜순으로 모았다. 사진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고, 좌우로 넘겨 가며 볼 수 있다.
그림은 아직 완성 전이다. 남은 수업에서 마무리하면 완성 사진과 함께 이 글을 이어서 채울 생각이다.
지금까지 그려 보며
그림 한 점에 얼마나 많은 생각과 노력이 담기는지, 세세한 부분을 하나씩 그려 나가면서 새삼 깨닫고 있다. 그림도 결국 재능의 영역인 걸까. 종종 그런 생각에 좌절하기도 한다. 그래도 앞으로 10년쯤 꾸준히 그리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그림을 혼자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완성하지 못한 그림이지만, 여기까지 그려 오는 동안에도 수많은 실수가 있었다. 그때마다 선생님이 바로잡아 주신 덕분에 조금씩 완성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역시 전공자는 다르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언젠가 선생님이 그림을 좋아하고 잘 그리는 것과 작가가 되는 것은 또 다른 일인 것 같다며, 자신은 그림을 가르치는 일이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문득 궁금해졌다.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능력과 자신만의 화풍을 갖는 것은 어쩌면 서로 다른 재능의 영역이 아닐까.
선생님은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이 그림에 드러나기 때문에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내 그림에는 어떤 기질이 담겨 있을까.
앞으로 그림을 계속 그리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나만의 화풍을 찾아갈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