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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셰프들에게서 다시 배운 열정,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미슐랭 셰프들에게서 다시 배운 열정

최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이탈리아 미슐랭 셰프들이 한국을 방문한 에피소드를 보았다.

2023년 겨울에 한 번 방문했었던 ‘마스터셰프 이탈리아’ 심사위원이자 12년 넘도록 미슐랭의 별을 지켜온 레레를 중심으로, 별 2개의 다니엘레와 별 1개의 마테오, 세 명의 셰프가 함께였다. 방송에서 도합 별이 5개라고 소개했을 정도로 위상이 대단한 셰프들이었다.

특히 레레는 첫 방문의 기억이 정말 좋았는지 ‘포항으로의 여행’이라는 메뉴도 만들었다. 포항에서 해녀분들과 만난 일이 정말 인상에 많이 남았나 보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접 물질도 하고 해녀분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연출인 것이 보였지만 그들이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이 정말 맛보고 싶었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다른 식재료들로 멋지게 음식을 만들어 내는 그들이 정말 미슐랭 셰프구나 싶었다.

특히 다니엘레는 이탈리아 감자와 다르다는 것을 삶은 감자를 손으로 으깨면서 알아채고, 그에 맞게 뇨끼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셰프들도 한국인이 좋아하는 식감을 일일이 물어보며, 자신들이 만들었던 고집있는 요리가 아니라 먹는 사람이 좋아할 음식을 만들려는 태도가 정말 좋아보였고 연출이라는 거부감이 감동으로 바뀌게 되었다. (설마 행동하나 대사하나 모든게 각본이진 않겠지.. 큰 그림만 연출이겠지...)
그들의 실력과 음식에 대한 열정은 방송 에피소드 내내 보였다. 처음 보는 식재료나 음식에 일말의 거부감 없이 무조건 입으로 맛을 보고 향을 느끼고 유추해 내는 탐구하는 자세와 호기심이 정말 대단했다. 어떻게 저런 열정을 가질 수 있는 걸까?

존중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들은 한국 생활을 오래한 파브리가 추천한 현지 식당을 찾고, 시장을 탐색하며 식재료를 공부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경매 시스템과 수산물 상태·보관 등에 호기심을 보였다. 한국식 활어회를 맛보고는 “회가 너무 신선해서 맹맛이다.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다”, “신선한 회는 양날의 검이다”라며 솔직한 감상을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식감을 중요시하는 문화라는 것을 서로 말하면서 공감해갔고, 맛이 없다는 식으로 스타 셰프의 자리에서 깎아내리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한국의 음식을 문화 차이라면서 존중하면서도 다른 점을 짚어냈다. 참 예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대사가 떠올랐는데, 이들과도 잘 어울리는 말이다.

물론 방송이라는 특수성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미슐랭 스타 셰프는 고집이 있고 자신감이 높아 거만할 거라는 편견을 깨주며, 그들이 왜 오랜 기간 미슐랭 별을 유지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존중하는 자세는 자연스럽게 배우려는 자세와 호기심으로 이어져서 분석하고 받아들이고 개선하려는 열정으로 이어졌고, 이는 방송 내내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선재 스님과 차도영 셰프를 만나던 순간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선재 스님과 서울신라호텔 미슐랭 2스타 한식 파인 다이닝 ‘라연’의 차도영 헤드 셰프를 만났을 때였다. 역시나 연출인 것이 보였지만, 그들의 태도는 이 모든 것을 넘어 보기 좋았다. 받아들이는 자세, 평가하지만 폄하하지 않고 배우려 하는 자세. 그리고 받아들임을 넘어 개선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려는 태도. 모든 것이 열정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여행 내내 메모하고, 기록하고, 감상을 남기며 즐거워 보였다. 여행이 꼭 신나게 놀고 먹고 마시기만 하는 것이 아니구나도 배웠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호기심, 그러한 열정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어떻게 해야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너무 부러웠다.
나는 최근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한 생각에 하루가 재미가 없었다.

나이가 들어 열정이 사라진 걸까?
아니다. 열정이란 젊음의 전유물이 아니고, 성공이 남긴 부산물도 아니다.

선재 스님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요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스님께서 이렇게 답하셨다.

“먹을 사람에게 약이 되게 만들어줘야 한다.”

아마도 셰프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의 열정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
삶을 살아가는 시간 동안 나도 내 삶에 열정을 잃어버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언젠가 이탈리아에 가서 그들의 식당을 직접 찾아가 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열망을 남겼다.